COVID-19와 트럼프의 행정명령


지난 주 갑작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예고된 ‘이민금지’ 행정명령이 4월 22일자로 발효되었습니다. 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리더는 현재 온 국민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기만 급급하더니, 결국 “Immigration”이라는 카드를 또 꺼내 들었습니다. “코로나의 유입을 막고, 미국민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당분간 미국으로의 이민을 금지시키겠다는 것이 이 행정명령의 명분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이 갑작스러운 행정명령에 많이들 놀라시고 당황하셨습니다. 저 역시 이 행정명령으로 현재 케이스 진행 중인 분들의 염려 가득한 문의를 많이 받았고, 혹시라도 준비 중이던 케이스 제출을 못하게 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구체적인 행정명령 내용이 나올 때까지 신경을 많이 쓴 한 주였습니다.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 행정명령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미국 외 국가”에서의 “영주권” 진행을 60일 동안 잠정적으로 중단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즉, 미국 내에 계시고, 영주권이 아닌 비이민 신분 (H-1B, E-2, F-1, 또는 L-1비자)을 소지하고 계시거나, 다른 비이민 신분으로 변경하시려는 분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영주권 진행은 미국으로 이민을 오시려는 분의 현재 거주지에 따라서 미국 내에서 I-485라는 신분 변경 서류를 제출하는 방법 (AOS: Adjustment Of Status)과 한국 내 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거치는 방법 (CP: Consular Processing)이 있습니다. 물론, 이 두 절차 모두 가족이나 고용주를 통한 초청 청원서가 승인되어야 하고, 그 승인서를 근거로 진행되는 절차들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행정명령은 미국 내에서 AOS절차를 거치시는 분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즉, 미국에서 H-1B로 일을 하고 계시다가 취업 영주권을 진행하게 되셨거나, F-1으로 공부를 하고 계시다가 결혼 영주권을 진행하게 되시는 분들은 제출 자격만 되신다면 언제든지 영주권 신청 서류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 행정명령의 적용대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초청하는 케이스가 될 수 있겠습니다. 자녀분이 미국에서 이민국 (USCIS)에서 승인 받은 청원서를 추가서류들과 함께 서울에 있는 미대사관에 이전해서, 마지막 단계로 대사와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계셨던 부모님은 앞으로 최소 60일 동안은 관련 이민절차가 진행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 있는 미대사관의 이민관련 업무는 3월 중순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두 중지된 상황입니다. 언제 재개될 지에 대한 공지도 아직 없습니다. 즉, 이번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달라지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행정명령은 그의 트윗 내용처럼 이민자체를 중단하는 대단한 제도적 변화가 아니라, 코로나 통제 실패와 실업률 증가라는 두가지 큰 현안에 대해 미국 사회에서 아직 약자인 이민자에게 책임을 돌리며, 본인의 지지층들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그의 반복되는 정치적 꼼수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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